커뮤니티
  • 커뮤니티
  • ALP 알림방
  • 수련 들어가는글
  • 프로그램 참가 소감문
  • 편지방
  • 마음 나누기
  • 후원안내
프로그램 참가 소감문
  HOME > 커뮤니티 > 프로그램 참가 소감문
의식|1단계 AOS 3.6 깨어나기 -  아하? 아하!

# 나의 화두

남자친구와의 결혼에 대한 고민, 그로 인한 엄마와의 갈등(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1일차>

# 입소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을 제출하며 2박 3일간 이루고 싶은 문장을 큰 소리로 외쳤다.

“내 운명은 내가 만든다”

이곳에 오기 전, 나의 화두를 ‘운명’과 연관지어 생각했다. 결혼이 운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잘 풀리지 않는 부분을 부모 탓으로 돌리고 있었으니까. 목적을 잃지 않기를, 실마리를 찾게 되기를 다짐해 보았다. 외치고 나니 의지가 올라왔다.

 

# 나 알기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것,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을 적어보며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시간은 자주 접해 보았다고 해도 매번 긴장이 되었다. 습관적으로 적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최근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불리고 싶은 이름은 대학 때부터 써왔던 ‘빙그레’. 완성된 한 송이 꽃을 바라보니 편안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순서가 다가올수록 가슴의 두근거림이 느껴졌고 새로운 분들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게 느껴졌다.

 

# 내 안의 어둠 나누기

산파 순둥이님의 분반이 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둥글게 앉아,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나누어 보라고 하셨다. 침묵 속에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며 나를 탐색해 보았다. 몇몇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스스로가 참 못마땅한 시간들이 길었고 내 주변 환경을 수없이 원망하면서 살아왔지만 이런 순간엔 마땅한 거리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떠오르는 사건들이 꺼내놓기에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열렬히 부딪치지도 못하고 회피한 거면서 말이다. 떠오르는 사건들이 이미 해결이 된 문제라고 머릿속으로 제쳐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상황에 걸리고 있으면서 말이다.

순둥이님께서 “빙그레님이 먼저 해보실까요?” 권하셨다. 에라 모르겠다. 남자친구와의 결혼 문제를 나의 화두로 가지고 왔으니 일단 꺼내본다. 횡설수설. 평소 방어기제가 높고, 내 이야기를 길게, 잘 하는 것에 자신이 없던 터라 내가 들어도 내 말이 어지럽게 느껴졌다. 요는 남자친구 직장 상황이 내 기준에, 엄마 기준에 미치는 못해서 결혼이 망설여진다는 것. 이 기준이 엄마의 욕망인지 내 욕망인지 혼란스럽다는 것. 결혼문제로 인해 엄마와의 갈등이 있다는 것. 중간중간 아침햇살님과 순둥이님께서 질문을 던져주셔서 겨우겨우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도반님들의 고백. 참 아팠다. 아픔의 종류, 크기야 어쨌든 함께 아팠다. 그 아픔 이 장에 믿고 꺼내주시는 모습에 뭉클했다. 이 모든 것을 따뜻하게 품어주시는 듯한 산파님의 태도도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 정화 명상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자기 감정을 알아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시작으로 우리는 웃고 울고 화내고 춤을 췄다. 억지로 웃기 시작했는데 웃다보니 진짜 웃음이 나왔고 지쳐갈 무렵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안내를 따라 가다보니 엄마가 보였고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내가 느껴졌다. 이 나이가 되도록 나는 엄마의 사랑을 불평으로 비난으로 표현하며 갈구하고 있었구나. 사랑이었구나. 이어서 신문지를 이용하여 분노를 표출했다. 화가 나는 것이 없었는데 화를 내다보니 화가 올라왔다. 그 끝에는 또 가여운 내가 있었다. 나에 대한 수치심 다시 붙을 새라 털어내며 관 속에 꾹꾹 눌러 담았다. 그러면서 격렬하게 춤을 췄다. ‘내가 춤이다. 내가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춤이 나를 이끈다.’는 안내에 따라 춤추는 동안에 느껴지는 환희는 정화로 이어졌다. 일부러 하고 있는 이런 행동들(어쩌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는)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놀라웠다. 마치 원래가 하나의 감정인 듯했다.

 

<2일차>

#화 물음

첫째 날이 느낌에 집중하는 시간이라면 둘째 날은 생각에 집중하는 시간일 것이라는 안내가 있긴 했지만 머리가 정말 아팠다. 전날 꺼내 놓은 어둠을 질문으로 만들어 산파님이 물으셨다.

“남자친구가 그 회사에 다니는 것이 화가 날 일입니까?”

나는 대답했다.

“조금 두렵습니다.”

잘 듣고 합니다. 다시,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통째로 다 듣습니다. 다시,

“화가 납니다.”

정확하게 듣습니다. 다시,

같은 질문이 반복하여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내가 잘 못 듣고 있다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조바심이 났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질문은 더 많은 함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나무님께 답을 구하기 위해 물어도 알쏭달쏭하기만 했다. 질문은 지루하리만큼 반복되었고 무서우리만큼 집요했다. 산파님의 안내, 도반님의 질문을 통해 아하! 아침햇살님의 말씀을 통해 또 아하!

화가 날 수는 있어도 화가 날 일도 화가 안 날 일도 아닌 그냥 그런 일인 것이다. 내 남자친구는 그냥 그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그게 사실 전부였다. 엄마가 결혼에 대해 하시는 말씀도 나를 화나가 할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 그냥 말씀이었다. 듣고 싶은 대로 듣고, 잘못 사고하고 또 불평하고 있었구나. 아침햇살님은 사실과 생각의 차이를 명쾌하게 정리해주셨다.

“사실을 바꿀 수 없는 이유는? 사실은 하나이기 때문에.”

이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 당연한 이치를 그동안 왜 모른 척 했을까. 가슴이 뻥 뚫렸다.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나는, 자유다.

 

# 사실과 생각

주어진 문장이 사실이냐 생각이냐 물으셨다. 자리를 움직여 사실과 생각으로 나누어 앉았다. 서로를 설득했다. 사실을 생각이라 하니 참 답답했다. 아침햇살 스승님께서 색안경을 통해 시원하게 설명을 해주시니 사실측, 생각측 모두 아하의 표정이었다.

‘우리는 모두 색안경을 끼고 살아가는데 사실 그대로의 세계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색안경을 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벗으면 된다!’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표현들이 나를 설레게 했다.

‘그래도 생각이라고 고집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할래? 색안경을 벗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잠깐 생각을 맞춰주면 된다.’

그리곤 그들 옆으로 가 앉았다. 고집불통으로 외롭게 앉아있던 사람들이 더 이상 외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머리로만 아하가 아니라 눈으로 보고 느끼니 가슴으로 아하였다. 소름이 끼쳤다. 내가, 사실이 하나임을 안다는 이유로 다시 또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열등한 존재로 바라봤다. 아 이 지긋지긋한 오만함이여. 겸손함으로 교묘하게 가려졌던 이 오만함으로 얼마나 많은 존재를 외롭게 했을까. 다시 한번 아하다.

 

# 힐링 러브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나왔다.

결국은 나의 이야기였다. - 사랑해주세요. 사랑받고 싶어요.

결국은 내 가족의 이야기였다. - 사랑을 주고 싶단다.

말씀처럼 너를 통해 나를 보았다. 가족의 화해를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수용이 필요했다. 미움도 얼싸안아야 끝이 나는 것임을 눈으로 확인했다. 매 순간 감동 아닌 것이 없었다.

 

<3일차>

# 그림자 놀이

‘그림자를 따라가야 빛을 만날 수 있다. 그림자를 덜 아프게 만나는 방법은 유머를 통해 만나는 것이다.’

그림자 놀이는 한 편의 마당극처럼 진행되었다. 아침햇살님은 우리 모두를 꿰뚫어 보시는 듯 하였다. 그렇게 해서 붙여진 내 그림자를 이름표 아래 주렁주렁 달고도 부끄럽지 않았다. 평소에 들키는 것이 두려워 아닌 척 감추던 그림자. 조금이라도 자극하는 사람이 있으면 증오심마저 생기게 했던 그림자. 꼭 부끄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도 하지 않고 망설이기만 했던 나의 긴 시간들, 때론 잘났다고 때론 못났다고 착각하며 살았던 시간들이 스쳐지나 갔다.

이 그림자를 따라 우린 꿈을 만났다. 바로 지금 악착같이 만났다. 조금 힘들면 놓으려고 했던 나를 보았고, 악을 쓰며 매달리는 사람들과의 경쟁이 두려워서 피한 거면서 아닌 척 고상한 척 포장했던 나를 보았다. 꿈을 구체화하여 반복 선언하다보니 가슴이 뿌듯했다.

 

# 경축

오래 전 ‘가족세우기’ 이야기를 얼핏 듣고는 막연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엄마와의 갈등이 심해지던 차에 ‘가족세우기’를 유투브에서 검색하다가 아침햇살님의 강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그 영상을 인연으로 ‘깨어나기’에 가기를 결심하게 되었다.

‘나는 작고 나중입니다. 부모님은 크고 먼저이십니다.’

우주의 기운을 무시한 채로 나 잘난 맛에 살았던 시간들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곧 나의 생명인 부모님, 조상들의 기운을 부정하고 원망했던 지난 날들이 두렵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부모를 무시하는 것은 층층이 계신 셀 수도 없는 나의 조상 모두를 부정하는 것인데, 작고 보잘 것 없는 나는 그걸 모르고 있었다. 가족은 어느 한 명 소외시킬 수 없는 것이었다. 사실이 그랬다. 이 사실을 아는 후손이 축복을 받는 것이었다. 그게 운명이었다. 고고조부모의 위치에 서니 보였다.

‘부모님, 죄송합니다. 조상님, 죄송합니다. 나와 인연이 된 모든 가족들 죄송합니다.’

 

# 후기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절을 올렸다.

‘나는 작고 나중입니다. 부모님은 크고 먼저이십니다.’

그리고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화로웠다.

 

# 덧붙이기

매번 아침햇살님의 말씀을 들으며 도반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을 때는 진리를 전하고, 구하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모습이 이러했을까 전율이 느껴졌다. 이 2박3일의 일정은 마치 감동스러운 한 편의 연극 같았다. 따뜻한 조명과 가슴 울리는 음악. 우리 모두가 ‘역할’하며 살고 있다는 말씀이 온 몸으로, 온 맘으로 전해졌다.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경험을 한 날들이었다. 이 강렬함이 일회적인 사건으로 지나가지 않도록 반응과 선택의 찰나에 깨어있는 빙그레가 될 것이다. 관념과 개념에 그치지 않고 작은 것부터 훈련하는 빙그레가 될 것이다.

‘아하’를 경험하게 해 주신 아침햇살 스승님, 산파님, 하티님들, 그리고 또 다른 나를 바라볼 수 있도록 아픔 진솔하게 고백해주신 도반님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키워드 : 일반

작성자 : 빙그레(482) | 작성일: 2020-02-19 | 조회수: 2680

  • 공유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목록

댓글 5

모닥불108 빙그레님의 소감문을 읽으니 모든게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네요 와우 정리의 대가세요^^ 살다가 내 생각이 느낌세계에 빠져 있을때 교과서 처럼 다시 읽고 다시 읽어서 그때의 깨우침을 remind 해야 겠어요 앞으로도 귀한 글 깬소리 자주 들었으면 합니다. 아 숨채이오  2020.02.20
폼생폼사(420,290,100,22,18) 빙그레님소감문 마치 깨어나기해설해놓으신듯
정말 완벽하게 정리하셨네요~
이렇게 정리잘된 소감문은 처음입니다
소감문속에 생동감이 넘쳐흐릅니다
소감문보면서 눈가가 촉촉해짐을느껴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2.20
새벽빛 빙그래님 의 소감문 탁월하시네요
자신을 정확히 드러내고 자신이 무얼해야되는지
너무도 잘 표현해 주셨네요 
어쩜 이렇게 해설하고 실천하는지
그저 감탄이 절로나오네요
감사합니다




2020.02.21
Beauty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쁜 빙그레님,
역쉬 국어선생님 다우십니다
그 누구의 추천도 아닌,
아침햇살 스승님 강연을 듣고 자발적으로 신청하신, 
이 인연 참으로 놀랍습니다!
2020.03.02
Beauty 댓글이 길어서 일부만 저장 되는 불편 함이 있네요....ㅜ 20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