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때가 되다.
알차 때는 언제일까? 작년부터 기다려 왔지만 도통 시간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웬걸, 휴가도 없는 회사에서 3월 14일의 소중한 휴가 하루를 얻었다. 마침 간절하게 원할때여서 그런지, ‘야호~’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수련날짜부터 확인했다.
드디어 나에게도 알아차리기 때가 왔다. 하지만, 알아차리기 며칠 전부터 긴장이 꿈틀대더니 활화산처럼 폭발에 폭발을 거듭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일에 집중할 수 없고, 며칠째 잠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심장은 이미 내 심장이 아니었다. 쿵쾅, 쿵쾅, ....
에고(ego)가 장난치기 시작한다. 나만 나를 못찾으면 어떻하지? 나의 디자이어가 뭔지 참 궁금한데, 그것도 못찾으면?
그런데 희한한 일이다. 에고(ego)의 장난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미 살림마을을 향하고 있다.
2. 비로소 거짓이 아닌 참나를 만나본다.
내가 누군지, 수십번 묻고 물었더니.... 억울함이 올라온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이것이 내가 아니면? 그럼 나는? 억울했다. 힘들게 살아왔던 내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힘들게 살 필요가 없었는데, 자신없어할 필요도 없었는데, 주눅들 필요도 없었는데.... 하염없이 흐르고 흐르는 눈물에 내 눈은 조금씩 맑아지고 있었다. 맑아진 눈에 보이는 새로운 나.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울수가.
3. 생각 바라보기
이 놈의 생각. 인간은 생각의 동물이라 했지만, 해도 해도 너무 많이 한다. 그만하고 싶다고 간절히 원해도 생각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생각하기 싫다고 생각하면서 생각으로는 못할 것이 없는 자유로움에 흠뻑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알아차리기 셋쨋날, 성자되기 첫째걸음을 하는데 ‘펑’ 하고 깨지는 소리가 났다. 순간 멈칫, 나는 놀랐다. 정말 놀랐다. 내 머릿속의 생각이 깨지는 것이다. 아하! 이것이야말로 정말 알아차리기 이구나. 그 때 생각과 내가 분리되기 시작하는 경험을 한다. 내가 생각을 바라보기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남은 것은 연습에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방법을 알았으니 연습만이 살길이다.
4. 안해본거 해보기
마지막 날, 동산위에도 올라가 본다. 운동장도 한바퀴 뛰어 본다. 아하 정원 둘레도 뛰어본다. 겨우, 한번 올라가 보고, 한 번 씩 돌았을 뿐인데, 힘들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그 이상 하면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나는 살아 있었다. 이것이 나였다. 삶이 있어 경험이 있는게 아니었다. 경험이 있어 삶이 있는 거였다. 나는 경험하며 산다. 경험에는 실패도 성공도 없다. 그것이 삶이다.
5. 화날 일이 없어졌다.
깨기 후 화날 일이 없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화날 일이 있었다. 아니 많았다고 해야 맞는 말이다. 사실세계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화가 나는 건 뭘까? 내 의식 수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알아차리기 이후 신기하게도 화가 날 일이 없어졌다. 화가 아랫배 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려치면 화를 바라본다. 내가 화를 바라보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 나는 못할 것 없는 존재가 돼 버린 것이다.
p.s 10년 만에 찾은 깨기 경험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면 알아차리기는 나에게 최고의 경험이었다. 파란나비(325,272) 2014.03.19
키워드 : 일반
작성자 : ALP센터 | 작성일: 2016-10-27 | 조회수: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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